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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목의 큰 세상 이야기

인도 자이살메르(Jaisalmer) 이야기.

by 범목이 2021.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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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자이살메르(Jaisalmer)


한낮의 자이살메르(gold city)는 덥다 못해 뜨겁다. 자이살메르는 인도의 서쪽 끝에 있는 사막마을이다. 많은 여행자가 낙타 사파리를 하기 위하여 방문하는 도시이며, 자이살메르의 자랑인 요새를 보기 위해 찾는 관광객들로 뜨거운 사막마을은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우리도 여느 여행자들과 비슷하게 낙타 사파리를 위해 처음 방문했었고, 낙타 사파리보다 기억에 남는 건 자이살 메르의 거대한 풍경과 요새안에 마을을 만들어 사는 사람들의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게 느껴졌다.

 

우리가 처음 방문한 자이살메르의 숙소는 그 당시 유명했던 가지 식당이었다. 한식을 먹을 수 있다는 장점과 한국말이 통한다는 점. 여러가지로 그때 당시 좋다는 소문이 있어서 자연스럽게 우리는 가지네를 찾았다.



가지네에서 우리가 처음 먹었던 음식은 비빔국수와 양념치킨이었다. 이때 맥주까지 있었으면 완벽했겠지만, 이 당시 인도에서는 맥주를 파는 것이 불법이었다.

허겁지겁 밥을 먹고 나니 몸의 긴장이 풀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고, 가지네 옥상의 한편에는 등을 대고 누울 수 있는 휴식공간이 있었다.

등을 대고 누우니 그제야 마음이 놓였고 내리쬐는 해와 사막의 무거운 바람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나온 여행길이 생각나는 휴식 시간이었다.

배낭 안에는 그동안 많은 물건이 들어왔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몇 개를 분실하면 그만큼의 물건이 알 수 없는 도움으로 들어왔다.



그중 생각나는 한 가지는 동행중 영문학과를 나온 정민 이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디우의 설명이 적혀있는 안내 책자의 5페이지 되는 분량의 가이드북의 일부분이었다. 그렇게 받고 나누는 여행자의 삶을 어느새 즐기고 있었고 나눌수록 커지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먹고 쉬고 생각하는 사이에 자이살메르의 첫날이 지나가고 있었다.

이틀째 아침 자이살메르의 요새가 보이는 루프탑에서 우리는 함께 아침 식사를 했다. 그때 그 추억은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남아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자이살메르는 낙타 사파리를 제외하고도 유명한 관광지가 하나 더 남아있다.


예전 전쟁 때 요새로 이용되고 난 후에 지금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자 관광지로 요새가 쓰이고 있다. 그 안으로 들어가면 이국적인 풍경과 자이살메르의 별명인 골드시티가 한 눈으로 보일 만큼 큰 요새의 크기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노을이 질 때쯤이면 요새 제일 높은 곳, 성곽에는 사람들이 하나둘 레스토랑에 자리를 잡고선 노을이 지는 광경을 바라보며 다 함께 저녁을 즐긴다.


자이살메르에는 먹거리 중 유명한 마카다미아라씨를 파는 가게가 있는데 이 맛은 자이살메르에서밖에 느낄 수밖에 없는 맛이다. 그리고 조금 더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다 보면 좌판에서 포커하는 아저씨들의 무리를 볼 수 있다. 호기심에 가까이 다가가면, 참여를 권유하는 손짓에 이끌리는 여행자라는 신분에 나는 언제나 재밌어했다. 여행하며 예상치 못했던 그런 하루를 선물 받은 날은 조금 더 특별하고 조금 더 행복했다.

 

자이살메르의 일주일은 우리에게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는데, 이제 와 생각하니 딱히 많은 것을 한 것이 아닌 도시였다. 그냥 마을이 이뻤고, 그저 요새를 바라보며 아침 점심 저녁을 즐길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자이살메르를 충분히 눈으로 담았다. 이질적이면서 난생처음 경험한 풍경 앞에서 그제야 난 세상의 크기를 실감했고, 그 이후로 우리는 인도에 갈 때마다 자이살메르를 방문한다.

 

 

코로나가 하루빨리 종식되고 인도를 다시 찾을수 있는 날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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