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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목의 큰 세상 이야기

인도 델리(delhi) 이야기.

by 범목이 2021.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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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의 도시  델리(delhi) 이야기.

델리 공항


배낭여행을 떠나던 나이 스물일곱 나는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떠났다.

배낭여행이란 건 생각보다 준비할 일이 꽤 많았고 3개월 동안 준비하는 시간조차 ​여행의 일환이었으니 모든 일상이 여행처럼 느껴지던 시간이었다.

27살에 처음으로 여권을 만들고 인터넷 후기와 가격을 비교해보며 여행 가방을 구입하고 도난에 주의해야 한다는 글을 보곤 속주머니를 샀다. 결국 불편해서 한 번도 쓰지 못했지만 준비하던 그 시간 또한 즐거웠다. 모든 여행자는 공감할 것이다. 여행을 준비하는 그 시간에도 즐거운 그 기쁨을 말이다.

그런 행동 하나까지도 모든 게 즐거웠다. 열심히 준비하고 알바하고 정신없이 3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드디어 여행을 떠나는 3월 16일 오전 인천에서 이륙한 비행기는 28시간의 비행 끝에 인도의 수도인 델리에 저녁 9시에 도착했다.

해외여행이 처음이었고 아무것도 모르는 여행자에게 인도의 어둑어둑해진 바깥을 보니 나갈 엄두도 내지 못한 여행의 첫날이 생각난다. 잠을 잘 잔 거지 못 잔 건지 생각할 시간도 없이 아침은 빠르게 찾아왔다. 다음 날 아침 나는 공항 유리를 통해 들어온 아침 햇빛에 힘을 얻어 그제야 델리 공항 밖으로 두발을 옮겨 나왔다. 

델리공항 바깥 풍경


수많은 인파와 택시 그리고 인도인들의 눈을 피하며 도착한 기차.

전철표를 사기 위해 매표소 직원에게 되지도 않는 영어로 엉성하게 빠하르 간즈로 가는 표를 달라고 말했다.

직원은 내 모습을 건조한 눈과 표정으로 표를 건네주며 이야기했다.

 

(대화중..)


직원:15파운드야

범목:?

직원:원 그리고 화이브

범목:?

직원은 그제야 나의 영어 상태를 알아차리곤 십짜리 지폐와 오짜리 동전을 보여주며 친절하게? 표를 건네줬다.

델리의 지하철


델리의 지하철
학창 시절 나는 정말 공부를 싫어했고, 누구의 강요를 받기 싫어했다. 그렇게 엇나가 버린 생각이 이렇게 해외에서 발 몫을 잡을 줄이야! 아차 싶었다. 영어를 하지 못한다는 건 굉장한 불편함을 내게 안겨주었다.

말하고 싶을 때 하지 못하며, 신나면 신난다고 하지 못했으며, 친구가 되고 싶은 사람과 만나도 제대로 된 의사소통이 불가능해서 놓쳐버린 인연들이 돌아보면 너무나 아쉽게 느껴진다. 그때 나는 처음으로 내가 언어를 모른다는 것을 후회했다.

책에서 읽었던 한 부분이 생각난다.

언어라는 것은 공부가 아니다. 소통의 수단일 뿐이라는 것. 그러니 마음의 문을 여는 것 그것이 대화의 시작이라는 것.

델리 공항에서 빠하르 간즈(여행자의 거리)까지 가는 전철을 타고 끝에 도착한 여행자의 거리는 휘황찬란하게 뒤섞여있는 거리의 간판과 영화에서나 볼법한 거리의 모습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여행자들의 모습에 나는 두근거림을 느꼈다. 그 첫날 그 풍경이 나를 여행자로 만들기엔 너무나 충분하고도 새로운 충격이었다.

인도 여행의 필수 요소인 한인 정보 공유 네이버 카페 "인도 여행을 그리며" 그곳에서 알려준 대로 찾아간 나는 첫날 묵을 숙소를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그런 문구가 있다. "델리 빠하르 간즈에 가시면 시티뱅크를 찾으세요" 이 말은 인도의 빠하르 간즈를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도착한 첫 숙소에서 나는 단잠을 자기 시작했다. 바깥 풍경과는 대조되는 그 인도의 싸구려 호텔 어딘가에서

빠하르간즈 여행자의 거리
빠하르간즈 추억의 시티뱅크
엑조틱 레스토랑 뷰 맛집

 

인생에 사소한 일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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