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 리뷰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작품답게 주인공들이 하는 대사가 제주말로 연기하고 방언에 대한 해석을 자막으로 내보내는 상당히 독특한 연출이 너무 재미있는 요소다. 다만 기존에 쓰이던 방식이 아닌지라 보기 불편해 할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내 생각이지만 꽤 호불호가 갈릴수도 있겠다고 생각해본다. 그러나 이런 단점을 제작진이 의식했는지 에피소드 초반 이후부터는 자막이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서 전체 에피소드에 자막을 넣으면 시청에 방해가 되므로 초반에만 자막을 넣어 자유롭게 방언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든 제작진의 배려이자 연출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런 연출과는 별개로 춘희 역의 고두심을 제외한다른 배우들의 제주 방언 연기는 다소 어색하다는 평이 많다. 그러나 나는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보고있고 어색 하다고해도 내가 제주말을 알지 않는 이상 시청에는 방해가 없기 때문에 난 고로 재밌다 !!라고 말할수 있다.
이전까지의 작품들은 철저히 외부인(육지 사람)의 관점으로 제주의 상투적인 모습(힐링 명소, 휴양지 등)을 그려왔으나 우리들의 블루스는 왜곡되지 않은 제주도민의 삶과 문화를 조금이나마 반영하고 있어서앞으로의 스토리가 궁금해진다.
1~4회에 동안 이어진 차승원 배우님의 연기는 예전부터 좋아하던 배우였던지라 믿고 보는 배역이지만 이번에도 역시나 차승원 배우만의 옜날 그 느낌이 묻어나서 너무나 좋았다. 차승원 배우님은 가장이 짊어진 무게를 잘표현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동창회 다음 날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바다로 뛰어드는 연기와 은희를 바라보며 죄책감을 가지는 표정 연기는 뭔가 마음이 찌이잉 했다. 특히 한수가 떠나고 혼자 호텔에 남아 전화통화 하며 한수를 탓하는 친구들을 혼내는 씬에서 나도 많은 공감을 해버렸다.
미성년자인 영주와 현의 스토리는한국에서는 아직 받아 들이기에는 힘든 혼전임신에 관한 스토리인데 이런 스토리들이 나쁜가? 라고 말하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미성년자 그리고 혼전임신에 대한 것보다 그들이 처한 상황과 그들의 스토리를 몰입해서 보면 좋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아이를 책임지려는 마음과 함께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하는 배우의 연기는 말 할 것도 없이 너무 몰입이 잘 되었다. 아버지 역할을 하는 박지환과 최영준의 연기는 부연설명이 필요 없는 명연기라는 평이다. 작중 감초 정도로 머무를 수 있는 인권과 호식의 서사가 극적인 에피소드로 연출됨은 물론 절정에 다다른 두 사람의 연기로 인해 새로 유입되는 시청층도 많아져 5월 1일 방송분은 역대 회차 중 자체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제일 재밌게 보고 있는 에피소드는 동석과 민선아의 스토리인데 동석과 민선아는 과거 두 번에 걸쳐 인연이 있다. 다시 제주에서 만난 두 사람은 예전과 다른 사정과 상처를 품은 채 재회를 하는 스토리인데, 어머니와 무슨 사연인지 연을 끊은 이동석은 달랑 자신과 만물상 트럭 하나만 가지고 떠도는 삶을 살고 있다. 우울증이 있는 민선아는 삶의 전부인 아들 열이를 빼앗길 위기에 처해있는데, 바다에 빠진 모습으로 충격을 안겼다. 이동석은 예전보다 초라해진 모습으로 제주에 나타난 민선아를 신경 쓰는 모습으로...스토리가 흘러간다
이 드라마는 인생의 끝자락 혹은 절정,
시작에 서 있는 모든 삶에 대한 응원이다.
응원 받아야 할 삶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지금 이 순간 살아있다는 것만으로도
삶은 때론 축복 아닌 한없이 버거운 것임을 알기에,
작가는 그 삶 자체를 맘껏 '행복하라!' 응원하고 싶다.
하나뿐인 아들(동석)과
살가운 말 한마디 섞지 못하는
일흔 중반의 옥동,
가진 것이라곤 달랑 만물상 트럭 하나와 모난 성깔뿐인
마흔 초반 솔로인 동석과
남편은 물론 자식 셋을 먼저 보내고,
오래 산 게 분명한 죄라는 걸 증명하는 일흔 초반 춘희,
하루 이십 시간 생선 대가리를 치고 내장을 걷어내
평생 형제들 뒷바라지하고도 기껏 생색낸다는 말을 듣는
오십 줄의 싱글 은희,
이혼을 당하고 맨몸으로 고향 제주에 돌아온 선아,
가난한 집안에서 홀로 잘나 대학을 나왔지만
그래 봤자 월급쟁이 인생에,
골프선수 꿈꾸는 능력 좋은 딸이 있지만
뒷바라지에 허리가 휘고 다리가 꺾인 기러기 아빠 한수,
해녀로 물질하며 깡 좋아 먹고사는 것은 두려울 것 없지만
무슨 사연인지 누구와도 깊게 사귀려 하지 않는 영옥과
큰 욕심 없이 남들 다 서울로 갈 때도
고향 제주와 가족들 지키겠다며 선뜻 뱃꾼으로 남아
고작 욕심이라곤 사랑하는 여자와 제주 이 바닷가에서
단둘이 오손도손 소박한 신혼을 꿈꾼 게 전부인데
그마저도 쉽지 않은 정준에게도,
이 지긋지긋한 제주와 삼촌들(아저씨, 아줌마들이 제주 말로는 다 삼촌),
아버지에게서 벗어나 서울로 대학 가려다
덜컥 발목을 잡혀버린 영주와 현이에게도,
자식 잘못 키웠다 욕하는 남들은 그렇다 치자,
죽자 사자 키워 놓은 자식에게 마저도
'아버지가 해준 게 뭐 있냐? 이제부터 내 인생 간섭 마라!'
온갖 악담을 듣고 무너지는 아버지들 방호식과 정인권은 물론,
부모 형제 남편 자식에게 까지 맘 적으로 버려지고
오갈 데 없어 죽고 싶은 맘으로
마지막 실오라기 라도 붙잡듯 찾아온 베프(미란의 입장에선) 은희에게
위로는커녕 상처를 받은 미란과
어느 날 아무 영문도 모르고 엄마와 아빠를 떠나
낯선 제주 할머니 집에 떨궈진 여섯 살 은기까지.
작가는 무너지지 마라, 끝나지 않았다,
살아있다, 행복하라, 응원하고 싶었다.
따뜻한 제주, 생동감 넘치는 제주 오일장,
차고 거친 바다를 배경으로
14명의 시고 달고 쓰고 떫은 인생 이야기를
옴니버스라는 압축된 포맷에 서정적이고도 애잔하게,
때론 신나고 시원하고 세련되게, 전하려 한다.
여러 편의 영화를 이어보는 것 같은 재미에, 뭉클한 감동까지,
욕심내본다.
노희경 작가는 라이브 작품 이후에 3년 11개월 만에 복귀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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